공무원 시험 편의 못 받은 뇌병변장애인의 불합격, ‘위법’
- 작성일
- 2017-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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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세무직 공무원 불합격 처분에 항의해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윤태훈 씨.
공무원 시험 면접 과정에서 제대로 된 편의를 받지 못하고 끝내 불합격 통보를 받은 장애인 당사자가 국세청과 대한민국 정부에 불합격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해 결국 승소했다.
뇌병변 1급 장애인인 윤태훈 씨(29세)는 2016년도 국가공무원 세무직 9급 공채 시험 장애인 구분모집에 응시하여 지난해 5월 24일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윤 씨의 필기시험 점수는 합격 최저 점수인 266.56점보다 높은 298.1점으로 면접만 제대로 볼 수 있었다면 합격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윤 씨는 지난해 6월 25일 면접을 앞두고 자기기술서 대필 지원, 면접 시 의사소통 조력인 지원 등을 요구했으나, 국세청은 대필 지원과 별도 고사실 배정만을 결정했다. 충분한 편의를 제공받지 못했던 윤 씨는 6월 30일 불합격 처분을 받았고, 이에 반발해 지난해 9월 서울행정법원에 불합격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를 두고 서울행정법원 제6부는 지난 16일 국세청장에게 윤 씨에게 내린 최종 불합격 처분을 취소할 것과 대한민국 정부에 3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윤 씨의 면접 절차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 드러났으므로, 이에 근거한 국세청의 불합격 처분도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뇌병변 1급의 장애로 인하여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원고에게 구술면접에서 의사소통 조력인을 지원하는 것은 원고가 언어장애가 없는 다른 응시자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구술면접을 수행하기 위해 제공되어야 할 정당한 편의”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국세청장이 원고에게 의사소통 조력인을 지원하지 아니한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규정한 정당한 편의 제공을 거부한 행위”라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지난 1년간 윤 씨의 소송을 지원해온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아래 희망법),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은 “장애를 가진 사람이 공정하게 평가를 받기 위하여는 장애 유형과 정도에 맞는 편의제공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이번 판결은 언어장애인이 면접시험을 볼 때에 의사소통 조력인이 정당한 편의로 제공되어야 함을 확인하였다는데 의미가 있다”라며 환영했다.
다만 희망법 등은 1년이라는 불합격 기간에 비해 300만 원의 손해배상액이 지나치게 적다는 점, 윤 씨가 명시적으로 요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세청장이 면접시간을 연장하지 않고 5분 발표 준비를 위한 보조도구나 보조인을 지원하지 않은 것이 정당했다는 재판부의 판단 등은 아쉬웠다고 밝혔다.
희망법 등은 “이 판결을 계기로 언어장애인이 면접시험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면접시험에서의 편의제공이 개선되기를 기대한다”라며 “그 시작으로 공무원시험에서 언어장애인에 대한 의사소통조력인 제공이 시험 안내에 명시되고, 면접위원들이 언어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도록 충분한 교육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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