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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부터 빈곤입니다’라는 신호등은 없다

작성일
2019-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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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부터 빈곤입니다’라는 신호등은 없다빈곤사회연대
채지민 객원기자  |  cowalk1004@daum.net

 

 
▲ 2012년 10월 17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거행된 '1017빈곤철폐의 날 투쟁대회' 현장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시드니 국제영화제 대상 수상, 정말 어마어마한 성과를 거둔 영화 ‘기생충’을 먼저 봤던 지인들이 전한 말에는 공교롭게도 똑같은 공통분모가 발견된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소줏집을 먼저 찾았다는 것이다. 왜일까? 영화는 영화일 뿐인데도 영화 속에서 자기 자신의 실제 현실을 발견했다는 거, 상황은 전혀 다른데도 그 안에서 ‘내 삶의 위치’를 확인하게 됐다는 건 심각한 실존의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가난은 무조건 남들의 얘기일까? 얼마든지 회피가 가능한 취사선택의 대상일까? ‘그렇다!’고 강변한다 해도, 가슴 한쪽에 남겨지는 짙은 먹구름은 무얼 의미하는 걸까? 가난과 빈곤이 저 먼 곳의 다른 세상 얘기가 아니라, 이미 우리 안에 움츠리고 있음을 확인하며 이번 만남을 진행했다. 빈곤사회연대의 문을 연다.

 

드러나지 않던 새로운 빈곤을 직시한다

빈곤사회연대 출범의 결정적 계기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 하나가 등장한다. 故 최옥란 열사의 투쟁과 죽음을 기점으로, 빈곤의 문제를 직시하려는 사회적 운동이 발화됐다는 것이다. 故 최옥란 열사에게는 ‘장애해방열사’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지만, 장애와 비장애를 떠나 이 땅의 서민 모두가 제3자로 존재할 수 없는 영역이 바로 빈곤이라는 거대한 함정이다. 누구든지 자신만은 열외라고 생각하지만, 예외가 있을 수 없는 현실의 늪이자 낭떠러지가 분명하다. 이건 지갑 안에 지폐 몇 장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예측이 불가능한 지진처럼, 언제든지 몰아닥칠 쓰나미로 항상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는 올가미인 것이다.

 

“작년에 기초생활수급 대상 중에서 전국 서른 가구의 가계부 조사를 진행했어요. 각 지역의 활동가들이 두 달에 걸쳐 매주 방문하면서, 가구별 한 달의 지출과 수입을 총 정리한 거죠. 1인 가구 생계비가 50만원인데, 주변에선 ‘야, 나라가 이렇게 돈을 많이 줘?’라고들 하지만, 정말 다른 수입 하나도 없이 50만원으로 한 달을 살아야 한다는 거예요. 진짜 불가능한 일이거든요. 게다가 기초연금을 받거나 다른 수입이 생기면 그만큼 수급액에서 깎이죠. 그렇다 보니까 발생하는 부작용이 기본적으로 사람을 안 만난다는 거예요. 대인관계라는 게 밖에 나가서 사람을 만나 밥 한 끼라도 먹으면, 어찌됐든 돈 만원이라도 지출해야 되잖아요. 그것 때문에 대인관계 자체를 완전히 포기하는 거죠. ‘고독사(死)가 왜 문제냐’는 의견도 많은데, 고독사는 필연적인 현상이 된 사회로 이미 진입해 있는 겁니다.”

 

2010년부터 함께했고 2013년부터 사무국장을 맡아 빈곤사회연대의 중심으로 활동하는 김윤영 사무국장은 영화 ‘기생충’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영화 속의 반지하집 가정처럼, 다른 건 다 그럭저럭 괜찮은데 돈만 없는 상황이라는 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생활의 여러 방면에서 총체적인 박탈이 진행된 결과가 빈곤이지, 금전상의 결핍 이외엔 유지가 가능한 빈곤이라는 건 성립이 안 된다는 의견이었다.

 

내용전부보기: http://www.cowalk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597

원문출처: 함께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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