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과 민원의 차별, 이젠 법 그대로 시정돼야 한다

작성일
20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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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과 민원의 차별, 이젠 법 그대로 시정돼야 한다

치안과 안전, 장애당사자의 접근성 실태 파헤치다

 

심각한 위협이 발생하거나 범죄가 실제 진행되는 현장을 목격하고 있다면, 그 순간 우리는 무엇을 먼저 떠올리게 될까. 어떤 경우든 신변에 위험이 닥치게 되면 가장 먼저 신고부터 하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지역 파출소를 안전한 도피처로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런데 장애를 가진 몸으로는 파출소에 접근할 수 없다면? 경사로가 없고 입구 전체에 턱이 있으며 볼라드까지 가로막고 있어서, 신고는커녕 출입문조차 두드릴 수 없다면? 2020년 대한민국의 장애당사자들이 어떤 치안상태에 살고 있는지를 파헤친, 아주 유의미한 전국 조사 결과가 발표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2020년 공동협력사업으로,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가 ‘지구대·파출소 및 치안센터의 장애인 편의시설과 정당한 편의제공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전국 각 지역의 장애당사자와 활동가들이 직접 몸으로 확인한 결과라서 더 큰 의미가 있는 이번 조사의 내용을 함께 들여다본다. 

 

 

법은 분명하게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2018년 장애인편의시설 실태 전수조사’에 의하면, 파출소·지구대는 설치율 72.5%, 적정설치율 63.4%로 편의시설의 질적 수준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치율’은 적정성을 불문한 단순 설치여부를 말하고, ‘적정설치율’은 법적기준에 맞게 장애인편의시설이 실제 설치됐는지 여부를 가리킨다. 기준에 못 미친다는 조사결과가 이미 2년 전에도 나와 있었던 것이다.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약칭 : 장애인등편의법)」은 공공건물 및 공공이용시설이 지켜야 할 의무사항을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제6조(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등이 일상생활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설과 설비를 이용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각종 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제16조(시설이용상의 편의 제공) ① 장애인등이 많이 이용하는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의 시설주는 휠체어, 점자(點字) 안내책자, 보청기기 등을 갖추어 두고 장애인등이 해당 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제16조의2(장애인에 대한 편의 제공) 장애인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을 이용하려는 경우에는 시설주에게 안내 서비스, 한국수어통역 등의 편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시설주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

제17조(장애인전용주차구역 등) ① 시설주등은 주차장 관계 법령과 제8조에 따른 편의시설의 설치기준에 따라 해당 대상시설에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설치하여야 한다.

 

편의시설이 ‘의무적으로’ 설치돼야 하는 대상은 ‘제1종근린생활시설’이다. 제1종 근린생활시설은 아주 먼 지역 어딘가에 있는 특별한 건물들이 아니다. 지역자치센터·파출소·지구대·우체국·보건소·공공도서관·국민건강보험공단·국민연금공단·근로복지공단의 지사 등이 그 범주에 속한다. 중증장애를 가졌다 해도, 누구든 찾아가 자신의 일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어야 하는 곳들이 이렇게 법으로 규정돼 있는 것이다.

대상시설에 설치해야 할 편의시설에는 ‘의무’와 ‘권장’사항으로 기준이 나눠진다. 권장은 가능한 한 설치하는 게 좋겠다는 선 정도로 이해되지만, 의무는 반드시 지켜야 하고 마련돼야 하는 시설들이다. 주출입구 접근로, 의무시설이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주출입구 높이차이 제거·출입구(문)·복도·계단 또는 승강기 모두 의무사항이다. 점자블록·경보 및 피난설비, 거기에 휠체어 사용자가 접수 가능하도록 접수대 높이와 휠체어 앞부분(사용자 다리 부분)이 위치할 공간 확보 역시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할 시설들이다.

이번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아래 장추련)의 전국 조사의 대상은 지구대·파출소 및 치안센터였다. 거리를 오가다 보면 쉽게 확인 가능한 시설들인데, 따로 구분해야 할 각각의 성격 차이가 있다. 대한민국 경찰조직은 ‘경찰청-지방경찰청-경찰서-지구대 및 파출소-치안센터’ 체계로 구성돼 있다. 경찰서는 행정단위, 예를 들어 ‘종로경찰서’와 같이 하나의 행정구역을 책임지고 있고, 각 동 단위마다 경찰관을 파견해 경찰업무를 1차적으로 처리하도록 만든 게 파출소이다.

지구대는 파출소 2~3배의 지역을 선택과 집중으로 관리하는 곳이고, 치안센터는 지구대 및 파출소 운영과정에서 주로 순찰 시 거점공간으로 활용되는 곳이다. 순찰점검과 같이 필요할 때만 사용되는 장소이기에, 치안센터는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 상주인원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민국 경찰관 수는 2019년 기준 120,918명이고, 17개 지방청·255개 경찰서·2016개의 지구대 및 파출소·1,065개의 치안센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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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 접근에도 차별이 있다

지구대와 파출소 경찰관들은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주민들과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업무를 수행하는 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일부 경미한 사안은 자체처리가 되며, 직무수행의 일정 정도는 현장의 재량권이 부여된다. 경찰관 선에서 해결되는 지역 사안들이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선 경찰관들이 ‘받아들이느냐, 외면하느냐’에 따라 민원인의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도, 하소연마저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나눠지게 된다. 차별과 역차별은 여기에서 발생하며, 민원인이 경찰관을 만날 수 있느냐 없느냐의 환경이 현장 치안의 잣대로 드러나게 된다.

장추련은 2020 국가인권위원회 시민사회 공동협력사업으로, 전국 70개 단체의 적극적인 활동계획에 따라 조사대상을 확정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전국 지구대·파출소 및 치안센터 2,990곳을 대상으로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영향으로 대상 축소가 불가피해 최종적으로 1,615곳(54%)의 현장조사를 마무리했다.

이번 조사기간에 밝혀진 또 하나의 심각한 문제점은 54%의 현장조사가 진행됐지만, 대중교통수단이 열악한 지역은 현장접근마저 불가능했다는 사실이다. 산악지역이 많아 상대적으로 어려울 것 같았던 강원도에선 69%의 높은 진행률을 보인 반면, 경상북도는 16%, 전라북도는 14%의 극히 낮은 조사만 이뤄졌다. 이는 평소에도 (중증)장애를 가진 당사자가 치안의 도움을 받을 길이 막혀 있다는 현실을 증명한다.

이번 조사에는 전국에서 264명이 활동했고, 이중 장애인 당사자는 207명(78.7%)이 참여했다. 전동휠체어·점자블록·목발 등이 필요한 당사자들의 입장을 직접 현장에서 확인한 것이다. 조사활동에 참여한 장애인권단체는 70곳이고, 모니터링 조사는 아래의 일곱 가지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 장애인주차구역 : 유무 여부, 개수, 크기, 의무적으로 표시돼야 할 내용 확인

○ 주출입구 접근(경사로) : 유무 여부, 폭, 안전바, 기울기

○ 주출입구 접근(점자유도블록) : 유무 여부, 상태

○ 주출입구 접근(출입문) : 종류, 자동문 여부, 비상호출벨

○ 화장실 : 화장실 사용가능 여부, 사용이 어려울 시 이유

○ 민원실 : 접수대 사용가능 여부, 정당한 편의제공 종류

○ 이용 시 어려웠던 점

 

조사를 진행한 지구대와 파출소 중 43.8%는 장애인주차구역이 없었다. 있다고 해도 바닥에 그림으로 표시만 해두었을 뿐, 법으로 지켜야 할 사항은 상당수 생략돼 있었다. 장애인주차구역은 비장애인주차구역(2.5m)보다 0.8m 넓은 3.3m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운전석에서 내려 휠체어 등의 이동을 준비할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바닥에 휠체어그림은 물론 별도의 안내판이 세워져 있어야 하고, 바닥면은 다른 주차공간과 다른 색깔로 구분돼야 한다. 하지만 안내판은 54.2%만이, 바닥색깔 다름은 34.2%만 지켜지고 있었다.

 

내용전부보기: https://www.cowalknews.co.kr/bbs/board.php?bo_table=HB41&wr_id=147

원문출처: 함께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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