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와 사람은 있는데 장애여성은 없어요

작성일
2019-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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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 사람은 있는데 장애여성은 없어요그녀의 시선
글. 명숙/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  |  cowalk1004@daum.net

 

 

 
 

장애여성으로 산다는 건 남성비장애인 중심의 사회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장애인으로서 겪는 차별과 여성으로서 겪는 차별이 중첩된다. 차별의 경험은 단순 합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장애유형도, 계급적 위치가 다르다. 중첩된 정체성, 교차된 억압의 지점에 장애 여성의 삶이 있다. 그럼에도 장애여성의 삶이 지워진 채 장애인으로만 소환되거나 여성으로만 호명된다. 이런 사회에서 장애여성 당사자의 경험을 전하는 일은 중요하다. 그건 레몬으로 쓴 비밀편지에 촛불을 들이대는 일인지도 모른다.

 

“저는 20대 때 굉장히 까칠했어요, 지금은 많이 유연한데. 그때는 사람들이 옆에 오는 것도 안 좋아했어요. 일부러 그랬죠. 사람들이 너무 무서워서 제가 저를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죠. 저한테 보호막이 없었어요. 스물일곱에 대학로에서 처음 혼자 살기 시작 했을 때 얼마나 위험했겠어요. 어떨 때는 술 취한 사람들이 휠체어를 뒤에서 잡는 거예요. 그 사람이 잡는 힘에 휠체어가 넘어가요. 어떨 때는 제가 소리 지르면 그 사람이 놀라서 손을 놓아요. 그 사람이 뒤돌아서 도망가기도 하고, 내가 앞으로 가면 술 취해서 못 쫓아오기도 해요. 그래도 곧장 집으로 못 가요. 집을 알까봐. 동네를 빙빙 돌다가 들어가요. 휠체어장애인들이 주로 1층에 살잖아요. 1층 집은 바로 노출되니 무섭지요. 그래서 늘 집에 갈 때는 뒤에 누가 오는지 확인하고 들어가요. 별일이 없어도 밤늦게 집에 갈 때는 딴 데로 돌아갔다가 들어가곤 해요.”

 

김지수 씨를 카페에서 만나 장애여성의 삶에 대해 묻자 나온 대답이다. 비장애인 젊은 여성들도 겪었을 법한 이야기다. 성별권력 관계에서 차별받는 위치에 있는 여성에게 가하는 폭력은 얼굴을 가릴 수 있는 밤이면 더 힘을 발한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라는 신체적 물리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으니 비장애인 남성들이 종종 그녀를 위협하곤 했다.

 

그녀는 소아마비다. 소아마비는 폴리오바이러스에 뇌나 척추에 감염돼서 생기는 건데, 그녀는 2차 접종을 하기 전인 1차 접종 후에 감염이 됐다. 척추에 감염이 돼 척추가 휘어 전신이 변형돼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똑바로 앉거나 걸을 수가 없고 내장기관도 뒤틀려 있다.

 

김지수 씨는 장애인극단 ‘애인’ 대표다. 그는 극본을 쓰고 연출을 겸하고 있다. 여성이 극단 대표인 경우는 비장애인 극단에도 흔치 않은 일이다. 극단 애인은 장애인극단으로 현재 장애인 배우 및 스텝 8명과 비장애인 연출가 1명이 있다. 그녀는 창단멤버로 연극을 한지는 15년 됐다. 그녀는 요즘 극단이 12년 만에 사무실을 얻기로 해 바쁘다. 사무실을 얻으러 다니면서 부동산이나 인테리어 업자에게 받은 차별들이 생생하다. 혼자 사무실을 구하러 부동산에 들어가면 ‘장애여성인 네가 사무실이 뭐 하러 필요한데’라는 얕보는 시선이 느껴지는 말투의 질문, 태도들. 비장애인연출가와 같이 가면 비장애인연출가를 보고 묻고 답한다. 비장애인연출가가 대표님의 의견을 먼저 들어야 한다고 하면 마지못해 귀를 기울이는 정도다. 대표라는 지위도 장애인의 딱지가 붙으면 힘이 떨어진다. 평생 겪어온 장애인 차별은 좀체 나아지지 않는다.

 

내용전부보기: http://www.cowalk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476

원문출처: 함께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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