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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으면서도 다른 시청각장애

작성일
2019-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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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으면서도 다른 시청각장애소수장애인
글. 박관찬  |  cowalk1004@daum.net

 

 

 
 

“원석아, 내다!” 키가 186cm나 되는 이 장신의 청년 왼쪽 귀를 향해 크게 말하면, 경상도 사투리가 섞인 목소리를 알아듣고 반가움에 덥석 저를 껴안습니다. 그러고는 저에게 오랜만이라고, 반갑다고, 그동안 잘 지냈냐고 수화를 합니다. 제가 깜짝 놀랄 만큼 그동안 못 본 사이에 수화실력이 부쩍 늘어난 이 청년은 현재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는 조원석입니다. ‘시청각장애인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한 손잡다’의 대표이기도 하죠.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려는 11월의 어느 날, 모처럼 원석이를 만나고 왔습니다.

 

같은 장애 유형, 다른 특성

원석이와 저는 둘 다 시청각장애인입니다. 아직 법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은 용어지만, 그래도 우리 둘 다 시각과 청각에 동시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시청각장애’라는 뚜렷한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장애 유형이라도 그 틀 안에서 정도와 특성이 다른 것처럼, 시청각장애도 다양한 특성으로 나누어집니다.

 

저는 눈은 저시력, 귀는 고도난청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잔존시력이 조금 남아있어 단독보행은 물론 혼자 달리는 것도 가능하지만, 누군가가 하는 말을 거의 알아듣지 못합니다. 반면 원석이는 눈은 전맹입니다. 오른쪽 귀는 전혀 들리지 않고 왼쪽에 잔존청력이 조금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왼쪽 청력을 활용하여 전화통화가 가능하기도 하죠. 시각장애를 맹과 저시력, 청각장애를 농과 난청으로 크게 나누는 것과 비교해본다면 시각과 청각에 동시에 장애를 가진 시청각장애의 경우는 그 분류가 더 다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청각장애는 그 장애의 특성에 따라 의사소통이나 통역을 받는 방법도 달라집니다. 위에서 저와 원석이가 반갑게 인사를 나눈 장면을 보면, 저는 원석이에게 음성으로 의사를 전달하고 원석이는 저에게 수화로 의사를 전달합니다. 원석이의 잔존청력이 남아있는 왼쪽 귀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원석이는 제가 볼 수 있는 거리만큼 가까이에서 수화를 구사하는 거죠. 또 우리끼리 앉아서 진지한(?) 대화를 나눌 때는 노트북을 이용합니다. 저는 말을 하고, 원석이는 노트북에 제가 볼 수 있는 만큼 글씨를 크게 해서 타이핑을 치는 것이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이 노트북에 제대로 입력되고 있는지 전혀 보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원석이가 감으로 치는 타이핑 실력은 꽤나 수준급입니다.

 

우리끼리 대화는 가능하지만, 둘 다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통역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여기서도 우리가 가진 장애특성에 따라 통역을 받는 방법도 달라집니다. 저는 노트북이 있는 상황에서는 큰 글씨로 문자통역을 받는 방법을 가장 선호합니다. 긴 내용이라도 정확하게 통역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이동 중이거나 움직이는 등 노트북이 없는 상황에서는 손바닥 필담이나 근접수화로 통역을 받습니다. 원석이도 긴 내용을 정확하게 통역 받기 위해서는 문자통역을 선호하는데, 전맹으로 컴퓨터 화면의 글씨를 볼 수 없기 때문에 한소네(점자정보단말기)를 이용합니다. 한소네를 노트북에 연결하여 노트북에 타이핑하는 내용을 한소네의 점자를 통해 통역을 받는 방법입니다. 그 외에 원석이의 왼쪽 귀에 음성으로 말해주거나 손바닥 필담, 원석이의 손을 잡고 수화로 내용을 전달하는 촉수화의 방법도 있습니다.

 

보통 둘 이상의 청각장애인들에게 통역하기 위해서는 수화통역사 한 명이 수화를 하면 청각장애인들이 다 그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청각장애인은 시각에도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사자 한 명당 통역을 해줄 사람 한 명이 필요합니다. 저와 원석이에게 모두 해당되는 통역방법이 손바닥 필담인데, 이 방법 역시 한 사람이 둘 이상의 시청각장애인에게 동시에 할 수는 없겠죠?

 

문자통역을 받더라도 저시력인 경우 볼 수 있는 만큼의 큰 글씨를 선호할 뿐만 아니라 선호하는 글씨체도 시청각장애인마다 다 다릅니다. 전맹 시청각장애인에게 문자통역을 할 경우에는 한소네 1대당 노트북 1대만 연결할 수 있습니다. 수화통역의 경우에는 시청각장애인에게 근접수화나 촉수화로 통역이 가능합니다. 근접수화의 경우 저시력인 시청각장애인이 볼 수 있는 거리에서 수화를 구사하고, 촉수화는 전맹인 시청각장애인의 손을 잡고 구사하기 때문에 역시 시청각장애인마다 통역자의 통역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내용전부보기: http://www.cowalk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438

원문 출처: 함께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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